홈 브루잉을 위한 맥주 알아가기는 이제 시작입니다. 아직 용어와 개념 정리를 더 알아보려 합니다. 브루잉 과정만 알아도 되지만 그 과정이 왜 기원됐는지 왜 필요한지 역사적이고 공학적인 개념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개념은 용어를 통해 엿볼 수 있습니다. 이후에 이 개념들을 바탕으로 구입과 마시는 법, 어울리는 요리까지 알아볼 예정이니 많이 기대해주세요. 최종 목적은 홈 브루잉입니다.
[빨리가기:목차]
1. 크래프트 맥주의 개념
2. 나만의 맥주, 홈 브루잉
3. 홉 재배하기
4. 맥주 거품에 대하여
시작합니다.
1. 크래프트 맥주의 개념
크래프트 맥주에 대한 정의는 모호하다
사실 전세계적으로 통용할만한 크래프트 양조장의 정의가 있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특정 지역의 독자적인 개발 이력과 기술력이 있고 상품성이 있으며 꾸준한 수요가 있다면 크래프트 맥주로 불려도 될 것 같다. 프랑스와 미국은 법이나 협회에서 기준을 만들어 크래프트 양조를 정의하고 있다.
프랑스는 법적으로 소규모 독립 양조장의 개념을 유지한다. 연간 생산량 20만 hl이하, 법적이나 경제적으로 독립성을 갖추어야 하며, 독자적 설비가 있어야 한다. 프랑스는 양조장을 정의한것과 달리, 미국은 미국 양조업자 협회에서 크래프트 양조업자를 정의한다. 그 기준은 아래와 같다.
* 미국의 크래프트 양조업자 기준
- 대량생산시 옥수수 시럽이나 쌀을 다량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몰트와 같은 전통적인 원재료를 주로 사용할 것.
- 크래식한 스타일을 재해석할 가능성을 열어주고 이를 진화시킬 수 있는 혁신
- 구호활동 등 지역사회에 대한 큰 투자
모호한 개념의 크래프트 맥주지만 분명히 대량생산 맥주와는 차별점이 있다.
세계 맥주 생산의 절반을 차지한 AB InBev, Heneken, Carlsberg 3대 맥주 업체들이 있다. 이들은 약 800개의 맥주 브랜드를 갖고 있다. 독과점에 가까운 상태에 주로 비판받는 대상은 라거위주의 제품군이다. 라거는 우리 입맛에 익숙한 정도의 알코올과 갈증 해소에 주력한다. 그러나 20년 전부터 이 기업들이 스페셜티를 강조하며 상면발효 맥주를 포함해 좀 더 강한 맛을 가진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크래프트 맥주, 대량생산 맥주 구분없이 사실은 맥주 양조과정이 전 세계적으로 동일하다.
맥주 양조과정은 생산량과 무관하다. 주요 쟁점은 맛과 홉에 앞서 들어가는 재료들이다.
1980~1990년대에 소규모 양조업체로 시작한 보스턴 비어 컴퍼니, 시에라 네바다 양조장은 전 세계로 유통시킬만큼 성장했다. 이러한 업체는 대량생산하지만 크래프트 맥주로 출발한 회사다. 지금은 어떻게 불리는 것이 맞을까. 이처럼 기존의 대형업체와 야심찬 소규모 양조업체의 구분이 모호해진다.
대기업 버드와이저가 크래프트 맥주를 옹호하는 비어 긱들을 비방한다. 그 모회사인 AB 인베브는 시카고의 유명 크래프트 양조장인 구스 아일랜드를 인수했다. 하이네켄 역시 캘리포니아의 양조장 라구니타스를 인수했다. 어차피 맥주마다 재료와 공정이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 그것을 그러나 큰 관점에서 공정기술에 별다른 차이가 없으니 두가지 기준으로 크래프트 맥주를 정의할 수 있어보인다.
1. 생산 기준) 생산기술과 재료는 무관, 다만 물의 원산지는 일정할 것
2. 사이즈 기준) 특정 규모 이하에서 생산하여 매출이 특정 금액 이하일 것
2. 나만의 맥주, 홈 브루잉
원하는 양에 관계없이 양조 방법은 동일하여 얼마든지 직접 만드는 홈 브루잉이 가능하다. 북미권에서는 이미 자리를 잡았다. 비용보다는 시간이 투자되야하고 위생규칙을 잘 따라야 한다. 양조나 발효과정에서 단 몇 도의 온도차가 결과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초보, 간단, 순수 정도로 나누어 각 난이도별에 맞는 홈 브루잉 방법이 있다. 난이도별로 양조 단계와 절차가 복잡해지지만 그만큼 온전히 내 취향대로 만들 수 있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접근은 순수가 좋겠지만 퀄리티를 관여할 수 있는 방법은 순수쪽이겠다. 이것은 추후에 차차 알아보고 3단계 정도가 있음을 인지하자
꼭 필요한 도구
양조 탱크 : 대형 냄비를 불에 올려쓰거나 전기 양조탱크를 사용. 매싱, 헹굼, 가열.
발효조 : 발효에는 물꼭지와 뚜껑이 있는 발효조나 플라스틱 통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나선형 냉각기(칠러) : 파이프에 연결해 열 교환기로 사용한다. 효모를 넣기 전 맥아즙을 식힌다.
에어락 : 발효 중 발효조 뚜껑의 꼭지위에 꽂는다. 발효조 내외부를 연결하며 발효 중 이산화탄소가 모인다.
3. 홉 재배하기
보통 홉은 구매하지만 양조 전문가, 극 애호가는 직접 재배한다. 양조 능력이 향상되고 재배할 수 있는 인프라가 준비된다면 충분히 재배할만하다.
홉을 직접 재배하는 것은 쉽고 재밌다.
2년 후에 흙에서 직접 재배한 싱싱한 구화를 2kg까지 수확 가능하다. 홉이 왕성하게 자라는 5~9월 사이에 덩굴이 거침없이 뻗어가는 모습에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다른 어떤 식물과도 잘 어울린다. 물을 잘 주는 것이 중요하므로 그것만 주의하면 된다. 홉 재배는 맥주에 내가 키운 홉을 넣었다는 특별한 맛을 더해주고 정원을 꾸미는 역할이 된다.
홉 재배 과정
홉 구입
골든 홉(정원용), 땅속줄기나 홉 모종(양조용). 한국의 경우 미국산, 독일산 뿌리줄기나 씨앗을 수입할 수 있다.
홉 심기
- 첫해 3~4월 중순에 땅속줄기를 화분에 심어 그대로 땅에 묻고 새싹이 자라나기를 기다린다.
- 토양 : 물빠짐이 좋고 점토질이 적어야 한다. 물이 오래 고여있으면 안된다.
- 50cm 깊이로 땅을 파고, 거기서 나온 흙과 비료를 섞어 구덩이를 다시 메운다.
- 새싹이 난 모종을 지면에서 5cm 깊이에 심는다.
- 땅을 메우고 지면을 짚으로 덮는다.
- 첫 줄기가 10cm 정도로 자라면 상태가 좋은 세줄기만 고르고, 나머지는 잘라낸다.
지지대
첫해에는 5m까지 이후에는 10m까지 자란다.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기둥을 세워주어야 한다. 나뭇가지를 건물 사이에 철사로 유인줄을 연결한다. 홉 덩쿨이 뻗어나가면 그늘막을 만들 수 있다.
생장과 수확
- 5월 초 성장이 왕성, 하루에 20cm까지 자란다.
- 적합한 날씨조건 : 습한 지역에서 자라는 식물로 물을 많이 먹지만 지나치면 안된다. 건조한 날씨에서는 알파산을 덜 만들어지지만 향을 내는 에센셜 오일은 더 풍부해진다.
- 7월에는 덩굴의 성장이 멈추고 구화가 피기 시작
- 구화 수확 : 8월말부터 10월
- 수확 조건 : 갈변된 부분이 없어야 하고 초록색을 띠어야 한다. 독특한 향을 내뿜고 진이 묻어나야 한다. 다 익었는지 확신할 수 없으면 익은 것만 수확하면 된다.
- 수확이 끝난 줄기는 밑동을 잘라 땅에 펼쳐 놓고 비료로 사용한다.
- 보관하는 법 : 나무상자에 담아 빛이 닿지 않게 보관하며 신속하게 말려야 한다. 수확량이 적으면 30도로 예열한 오븐에 넣어 일정한 간격으로 뒤집어 건조시킨다. 건조가 끝난 구화는 양조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것을 불투명 밀폐용기에 넣어 최대한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보관한다.
4. 맥주 거품에 대하여
거품과 기포는 효모의 작품이다.
발효 중에 당분을 섭취한 효모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그 이산화탄소(거품)는 혀를 간질이고 증발 중 코로 향을 전달한다.
원래는 거품이 없다.
수세기 동안 맥주는 나무통에 보관했다. 그리고 그 기간이 1년이나 되었으니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기체로 남아있을리가 없다. 거품이 일반화된 것은 19세기 말이다.
거품이 유지되는 방식
거품은 맥주와 기포(이산화탄소)가 섞여있는 상태에서 액체와 가스로 분리되지 않고 계면활성제에 의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기네스 드래프트 같은 경우는 이산화탄소에 질소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병맥주, 금속캔을 딸 때 거품이 발생한다. 이 방식은 샴페인 방식이라고 불린다. 병입 직전에 리터당 7g정도의 설탕을 넣는다. 그리고 뚜껑을 씌우고 특정 온도를 유지한다. 휴면중인 효모가 추가된 설탕을 소비하고 이산화탄소를 내뱉는다. 그러나 뚜껑이나 캔으로 밀봉된 상태로 그것을 내뱉지 못하고 있다가 개봉 시 이산화탄소가 빠져나가면서 거품이 생성된다.
다른 방식으로는 발효 도중에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냄새를 제거한 후 따로 보관한다. 이후 병입시 맥주에 주입하여 흡수시킨다. 바에서 마시는 맥주 디스펜서에서 거품을 발생하는 것이 이와 같은 방식이다.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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